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밤새
길을  찾는  꿈을  꾸다가
빗소리에  잠이  깨었네

물길  사이로  트이는  아침
어디서   한마리  새가  날아와
나를  부르네
만남  보다  이별을  먼저 배워
나보다 더 자유로운  새는

작은 욕심도  줄이라고
정든 땅을 떠나
힘차게 날아오르라고
나를 향해 곱게 눈을 흘기네

아침을 가르는
하얀 빗줄기도
내 가슴에 빗금을 그으며
전하는 말

진정 아름다운 삶이란
떨어져 내리는 아픔을
끝까지 견뎌 내는 겸손이라고

오늘은 나도 이야기하려네
함께 사는 삶이란 힘들어도
서로의 다름을 견디면서
서로를 적셔주는 기쁨이라고.

            – 이해인